
1. 예능 추격전의 바이블, '돈가방을 갖고 튀어라'
첫 번째 이야기는 대한민국 예능 역사상 최고의 추격전이자, 멤버들의 날것 그대로의 사기극이 펼쳐진 '돈가방을 갖고 튀어라' 특집입니다. 진짜 300만 원이 든 돈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여섯 멤버가 서울 전역을 누비며 벌인 이 게임은, 룰이 단순한 만큼 멤버들의 본능적인 배신과 지략이 빛을 발했습니다.
특히 냉면집에서 벌어진 가방 교체 작전과 여의도 한강 고수부지에서의 육탄전은 그야말로 명장면이었습니다. '나쁜 녀석' 박명수와 '사기꾼' 노홍철의 불꽃 튀는 심리전, 그리고 뚱보와 뚱뚱보(정형돈, 정준하)의 어리숙한 동맹까지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었죠. 마지막 순간 가짜 가방을 들고 세상을 다 가진 듯 웃던 노홍철의 광기 어린 표정은 지금도 짤방으로 돌아다닐 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각본 없는 드라마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준, 추격전의 시초이자 정점인 에피소드입니다.
2. 가짜 외계인들의 지구 침공, '지구를 지켜라'
두 번째 이야기는 무한도전 특유의 'B급 감성'과 '몸 개그'가 대폭발한 '지구를 지켜라' 특집입니다. 콘셉트부터 황당하기 그지없습니다. 외모가 마치 외계인 같은 멤버들이 지구를 정복하러 온 외계인으로 변장해, 지구를 지키려는 인간(?)의 대표들과 기상천외한 대결을 펼치는 내용입니다. 대결 종목 역시 랩 뚫기, 빨대로 음료수 마시기, 제기차기 등 지극히 무한도전다운 것들이었죠.
이 편의 진주는 멤버들의 충격적인 분장 비주얼이었습니다. 콘헤드를 연상시키는 길쭉한 머리의 유재석, 타령 총각의 기괴한 진화 버전인 노홍철 등 등장만으로도 폭소를 유발했습니다. 특히 인간 대표로 출연한 게스트들과의 대결에서 온갖 반칙과 꼼수를 쓰며 처절하게 망가지는 멤버들의 모습은 '평균 이하를 자처하던' 초창기 무한도전의 정신을 고스란히 보여주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웃고 싶을 때 가장 먼저 틀게 되는 강력 추천 에피소드입니다.
3. 무도식 리얼 버라이어티의 정수, '무한상사 - 야유회 편'
마지막 이야기는 직장인들의 폭풍 공감과 짠한 웃음을 동시에 자아내며 하나의 독립된 브랜드로 자리 잡은 '무한상사'의 시작, 바로 야유회 편입니다. 유 부장, 박 차장, 정 과장 등 실제 멤버들의 성격과 묘하게 매치되는 가상의 직급을 정해놓고 벌이는 시추에이션 콩트입니다.
답답하고 눈치 없는 정 과장(정준하)을 구박하는 유 부장(유재석)의 꼰대 연기, 만년 차장으로서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박명수의 하극상, 그리고 아부의 신 노 사원까지 대한민국 직장 생활의 애환을 예능적으로 완벽하게 풍자했습니다. 야유회에서 펼쳐진 '당연하지' 게임과 속마음을 털어놓는 '그랬구나' 코너에서는 콩트와 실제 감정을 넘나드는 멤버들의 리얼한 리액션이 터져 나오며 레전드 웃음 폭탄을 투척했습니다. 웃기면서도 어딘가 뭉클한 직장인들의 애환을 담은, 무도 최고의 캐릭터 쇼입니다.
무한도전 레전드 요약
돈가방 앞에서는 그 누구도 믿지 말 것 (특히 노홍철).
외모로 지구를 정복하려던 그들의 무모함에 박수를.
"그랬구나..." 서로의 속마음을 터놓을 땐 뼈 때리기를 조심할 것.
무한도전 방콕특집 재방을 봤는데 너무너무 그때 그시절로 돌아가고싶다 ㅜ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