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휴일 평소 관심이 많았던 나만의 향수 만들기 클래스를 신청했다. 향수는 평소에도 좋아했지만 직접 만드는 경험은 처음이라 기대가 컸다. 위치는 수원이고 '천연비누아로마캔들아트공예학원'이라는 곳이다.
사전에 네이버 톡톡으로 문의를 했고 어떤 것들을 만들고 싶은지 원장님과 상담을 거쳐 최종 예약을 했다. 처음에는 향수만 만들 생각이었는데 상담을 하다 보니 롤온 향수와 룸스프레이도 함께 만들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세 가지를 모두 체험하기로 했다.
드디어 당일 도착. 건물 4층에 위치해 있었고 주차 공간은 다소 협소한 편이었다. 그래도 예약제로 운영되어 조용한 분위기에서 수업을 받을 수 있었다. 수업 진행 방식은 보통 1대1로 진행되며 내가 방문한 날도 거의 개인 수업처럼 진행됐다. 전체 소요 시간은 2시간 이상 걸렸는데 생각보다 훨씬 집중해서 참여하게 되었다.
먼저 간단한 이론 자료를 받았다. 향수는 단순히 향을 섞는 것이 아니라 탑노트, 미들노트, 베이스노트의 조합으로 완성된다는 설명을 들었다. 평소 향수를 사용할 때는 몰랐던 부분이라 흥미로웠다. 왜 어떤 향수는 처음 향과 시간이 지난 뒤의 향이 다른지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첫 번째로 향수 만들기를 시작했다.
- 10가지가 넘는 천연 향료를 하나씩 모두 시향한다.
- 마음에 드는 향을 선택한 뒤 서로 조합해본다.
- 베이스, 미들노트, 탑노트에 해당되는 향들을 추가하며 내가 원하는 이미지에 가까워지도록 수정한다.
- 최종 향이 완성되면 용기에 담고 일주일 정도 숙성 과정을 거친다.
생각보다 향료 종류가 정말 많았다. 같은 꽃향기라도 느낌이 전혀 달랐고, 조금만 비율이 달라져도 완성된 향이 크게 달라졌다. 내가 상상했던 향에 가까워질 때까지 여러 번 수정하는 과정이 재미있었다.
다음은 롤온과 룸스프레이 만들기였다.
롤온은 훨씬 간단했다. 나는 시트러스 계열을 좋아하기 때문에 항상 휴대하면서 기분 전환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상큼한 향 위주로 구성했다. 완성 직후에도 좋았지만 이것 역시 일주일 정도 숙성하면 향이 더욱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고 설명해 주셨다.
룸스프레이는 기본 레시피가 준비되어 있었다. 보통 유칼립투스나 숲속 향기 느낌이 중심이었는데 다행히 원하지 않는 향은 다른 향료로 대체가 가능했다. 나는 평소 정말 좋아하지 않는 향이 하나 있어서 과감히 제외하고 다른 향으로 변경했다.
완성 후 시향을 해보니 정말 신기했다. 생전 처음 맡아보는 향이었는데 낯설면서도 좋은 향이었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향수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라 더욱 만족스러웠다.
오늘로써 일주일의 숙성 기간을 마치고 집에서 룸스프레이와 향수, 롤온을 모두 사용해봤다. 결과적으로 세 가지 모두 만족스러웠다. 특히 향수와 롤온은 처음 의도했던 느낌과 거의 비슷하게 완성됐다. 다만 룸스프레이는 첫날보다 향이 훨씬 진해져서 소량만 뿌려도 충분할 정도였다.
가격은 세 가지 체험을 포함해 총 16만 원을 결제했다. 솔직히 금액만 놓고 보면 다소 비싸게 느껴졌다. 백화점에서 16만 원이면 꽤 괜찮은 브랜드 향수를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향을 선택하고 조합하며 세상에 하나뿐인 향을 만든다는 경험에 의미를 둔다면 충분히 만족할 만한 클래스였다. 향수를 좋아하거나 특별한 취미 체험을 찾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경험해볼 만하다. 개인적으로는 가격은 조금 부담스러웠지만 1대1로 진행되는 수업과 결과물을 생각하면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그래도 비싼 건 비싼 거다. ㅎㅎ